호주제 폐지를 놓고 여성계와 유림의 대립이 팽팽하다. 재혼 가정이 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문제 해결과 전통관습 유지라는 시각차 때문이다.
남성이 겪는 스트레스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아내와의 사별이다. 이를 '고분지통(鼓盆之痛)'이라고 하는데 아내를 잃고 부르는 한탄의 노래에서 유래했다.
정조 때 학자 심노숭이 남긴 시 한 편을 보자.
'오늘 우연히 제수씨가 차려준 상 위에 부드러운 쑥이 놓여 있기에 문득 목이 메이
네. 그 때 나를 위해 쑥 캐주던 이 그 얼굴 위로 흙이 도톰히 덮이고 거기 쑥이
돋아났다네.’
아내에 대한 사모의 마음이 애절하다. 이 때문에 홀로 된 부모의 짝을 맺어주는 것이 효행의 으뜸이라고 했다. 오죽하면 악처 만한 효자 없다고 했을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92년 1438건이던 60세 이상 남성의 재혼건수가 2001년에는 2343건으로 급증했다. 연령으로 보아 대부분 사별에 의한 재혼이라고 볼 수 있는데 노년 재혼 비중이 커지면서 재혼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의 80% 이상이 성을 즐기고 있음을 감안할 때 노년 재혼은 물론이고 노년의 성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노년의 성생활에 대한 의료제도 보강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