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첫 알바를 하게 됐어. 바로 동네에 새로 생긴 치킨집.
작은 가게라 사장님이 “홀 서빙, 전화 주문, 포장, 청소까지 다 해줄 수 있지?”라고 했고
나는 “네! 저 그런 거 잘해요!”라며 패기로 수락했지.
처음엔 잘했어. 특히 전화 주문 받을 때
“네, 고객님~ 황금올리브 한 마리요~ 주소 확인 도와드릴게요~”
하는 내 목소리는 거의 CJ홈쇼핑급 친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피크 시간. 주문이 빗발치고, 배달 오토바이는 숨 넘어가고,
나는 포장과 전화 사이에서 진땀을 흘리고 있었어.
그런데…
익숙한 번호로 전화가 오는 거야.
받았더니…
“여보세요~ 황금올리브 반반으로 하나 주문할게요~”
익숙한 톤. 너무 익숙한 발음.
우리 엄마였다.
“엄마야? 너 치킨집에서 일하는 거야???”
“엄마… 여기 전화 말고 집에 그냥 얘기해…;;;”
그 순간 사장님이 옆에서 “손님 전화인데 뭐해~”라고 했고
나는 급하게 다시 전화를 붙잡고
“네! 고객님! 감사합니다! 포장 도착 시 문자 드릴게요~” 하며 남남인 척 마무리함.
근데 20분 뒤, 포장하러 온 사람은… 우리 엄마.
심지어 집에서 입는 곰돌이 잠옷 그대로.
게다가 가게 문 딱 열고 외치심.
“우리 딸 여기서 일해요~ 잘 부탁드려요~ 이거 우리 애기 첫 알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