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방학을 이용해 동네 감성 카페에서 알바를 하게 됐어.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손님도 많지 않아서 나름 여유 있게 일할 수 있었지.
사장님도 성격 좋고, 동료도 착했는데…
문제는 이 카페의 단골이었던 두 여학생이었어.
둘 다 비슷한 나이였고,
각자 종종 혼자 와서 공부하거나 책을 읽곤 했는데
신기하게도 절대 서로 마주친 적이 없었어.
하루는 첫 번째 여학생이 와서
“오빠~ 오늘은 추천 메뉴 뭐예요?” 하면서
나한테 웃으며 말 걸고,
내가 만든 라떼 위에 하트 그려줬더니
“헐~ 오늘 하트 주는 날이에요?”
하면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감.
그걸 별 생각 없이 보고 넘겼는데
며칠 뒤, 두 번째 여학생이 와서
“오빠~ 저번에 주신 하트 진짜 귀여웠어요~” 이러는 거야.
...?
나 안 그랬는데...?
알고 보니,
**첫 번째 여학생이 SNS에 "내 카페 오빠가 만들어준 라떼"**라고 올렸고,
두 번째 여학생이 그걸 보고 따라온 거였던 거야.
그러더니 그날부턴
두 사람 모두 주말마다 카페에 오기 시작하고
내가 커피만 만들면 서로 “오늘도 하트 있어요?”라며 눈치 싸움.
그리고 결정타.
어느 날… 두 사람이 동시에 카페에 들어옴.
나는 커피머신 앞에서 손 덜덜 떨리고
사장님은 뭔가 재밌다는 듯이 구경하고 계셨고
그 둘은... 서로 마주치고 순간 멈추더니
“아... 여기가 그 ‘오빠’ 카페구나?” 하더니 동시에 날 봄.
나는 그날 사장님께 정중히 말했어.
“사장님, 전 이제 ‘바리스타’ 말고 ‘바리사이다’로 불려도 될 것 같아요... 퇴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