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버스를 탔는데, 자리가 하나 비어 있어서 얼른 앉았거든.
근데 내 옆에 앉아 있던 꼬마가 갑자기 날 뚫어지게 보더니 이러는 거야.
“아저씨, 혹시 히어로예요?”
순간 심장이 철렁했지. 나 오늘 평범하게 회사 가는 건데?
그래서 대충 웃으면서 “아니야~ 그냥 직장인이야” 했더니, 꼬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라.
“거짓말. 아저씨 배에서 ‘히어로 히어로’ 소리 나요.”
…그 순간 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크게 울림.
버스 안 사람들이 다 웃는데, 더 민망한 건 이어지는 꼬마의 한마디.
“봐요! 아저씨 배 속에서 히어로가 탈출하려고 하잖아요!”
그 뒤로 버스 정류장 다섯 정거장 동안 나는 꼬마한테
“히어로는 왜 출근하냐, 히어로도 월급 받냐, 히어로는 야근하냐” 같은 질문 세례를 받음.